이미 이 관계는 텄다. 그걸 알지만 붙잡고 싶은거지. 욕심이 원래 그래서 욕심인거 아닌가. 내 분수에 맞지 않아도 내 분수에 넘치도록 갖고 싶은 것.

과거를 기억해내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어쨌거나 돌아갈 수 없으니까. 지나간 마음에 자주 태풍이 불었다. 마음이 손바닥처럼 한순간에 뒤집힐 것 같더니, 풍랑을 이겨낸 조약돌처럼 둥글고 예쁘게 마모되어 버린 것 같다. 그 작은 조약돌 같은 것들이, 네게서 완전히 돌아서고 싶은 마음을 붙잡는다. 우리에게 이렇게 둥글고 예쁜 기억이 있었지 않냐고. 상대에게도 그 기억이 둥글고 예쁠거란 보장도 없는데.

나는 서서히 마모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제 우리에게 마찰이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닳아없어진다는 것. 나는 결국엔 사라지는 것일까. 아니 살아지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