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도 어김없이 밤의 터널을 통과하던 나는, 괜히 넝마주이처럼 지난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긴 폐지들을 하나씩 주워가며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다가, 거기서 괜히 몹쓸 것을 집어들고 말았다. 모르고 무심코 지나갈 수 있었던 것을, 기어코 이런식으로 알아내고 말았다. 언제나 나는, 밤눈도 어두운 주제에, 나를 아프게 하는 눈만 너무 밝아 탈이다.

그러니까 그게, 꼭 2년 전이었다. 그 덕분에 나는 어제도 밤새워 잠을 거의 못잤다. 사실 요즈음, 밥은 꼬박꼬박 잘도 챙겨 먹는데, 며칠째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다. 다시 침대가 아니라 쇼파에서 잠을 잔다. 네가 준 마음과는 부러 멀어졌다. 돌아오는 아침마다 눈이 붉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종일 머리가 아파 혼났다.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데, 오늘따라 눈부심이 평소보다 심해졌다. 세상의 빛은, 온통 다 번졌다. 오늘의 이 마음도, 그 어떤 세상의 빛처럼 다 번져서, 그 누구도 이 마음을 알아볼 수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도 다시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모른척 지나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