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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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10분전.
2011년 08월 08일 오후 06:08

퇴근 시간이 지난지 한시간이 훨씬 지났다. 휴가를 다 끝내고 온 첫날부터, 어쩐지 야근이 기다리고 있다. 사실 그동안의 밀린 업무가 많아서 집에 못 가는 것은 아니고, 오늘부터 기초 통계학 강의가 시작되는데, 강의가 시작하는 일곱시까지 그저 교학과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강의실의 기자재들이 별 이상없이 잘 돌아가는지만 확인하고 퇴근하면 될 뿐이다. 헌데, 모두가 다 퇴근해버린 아무도 없는 교학과에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으려니, 이토록 쉬이 마음이 이상해진다. 마음이 새금히 쉬어버린 것만 같다. 아직은 내가, 혼자이고 싶지 않다. 아니 아직은 내가 혼자 있을 수가 없다. 이제 갓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하루가 또 지나고, 며칠이 더 지나면, 그래서 한달이, 두달이 되면 다 괜찮아진다는 걸 알지만, 그래 역시, 아직은 아니다. 지금 여기, 아무도 소리내지 않는다. 고적한 사무실 안에서, 마음이 대번에 적막해진다.
Vincent Van gogh, Sien with Cigar Sitting on the Floor near Stove, 1882, Drawing, Pencil, black chalk, pen, brush, sepia, heightened with white, 45.5 x 56 cm, Kröller-Müller Museum, Otterlo, Netherla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