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내가 여름철의 과일인 것 같은데, 때문에 이렇게 장마철이 계속되면, 내안에 수분 함량이 너무도 높아진다. 내 속이 무르고 물러서, 그대로 물러 터지지 않는게 다행이다 싶은 요즈음, 나는 장마철의 과일처럼, 매일매일 당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여기서 더 비가 오면, 이대로 내 속이 맹탕이 되어버릴 것만 같다. 그건 사실 너무 무섭다. 내가 맹탕 과일처럼, 누군가에게서 처치 곤란이 되어버릴까봐. 그리고 그건 너무 슬프다. 내게 손이 가지 않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