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왜 그런지 잘 몰랐었다. 어제부터 허리가 너무 아팠고, 퇴근할 때 즈음에는 허리에서 다리를 타고 끝까지 구석구석 아픈게, 괜히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파서 그런가보다.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집에서 다시 나오는 순간부터, 계단을 한두칸 내려오듯 마음이 내려앉았을 때에도, 이마저도 유난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아르바이트에 출근한 뒤에 나는 줄곧 7층에서 있었지만, 마음은 처음부터 주차장 바닥에 달라붙어 있는 아주 오래된 껌처럼 바닥에 있었다. 쥐도새도 모르게 마음이 다 밟혔다. 그런데도 마음이 좀처럼 평평해지지 않았다. 마음의 요철은 날로 심해졌다. 오늘밤 사이에는 아무도 손님이 없었고, 같이 알바하는 동생에게는 애꿎은 이야기를 잔뜩 했다. 하나씩, 둘씩, 또 셋씩, 세어보다보니 나는 요즈음 내 생에 이렇게 일이 많았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래 사실 세상에 이유없는 일이 어디있겠는가. 그걸 알면서도 그런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