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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가는 거리마다.
2012년 03월 11일 오전 03:03

우리 사이는 무척 가까운지도 모른다. 한 배를 타고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남들보다는 조금 더 가까울 수도 있고, 혈연과 지연과 학연등을 모두 다 떠나서 가장 가까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가깝다라는 말에는 어쨌든 둘 사이의 거리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가깝다는 것은 너와 나 사이의 간격이 짧다는거지 둘 사이의 거리가 아예 없다는 게 아니다. 아무리 서로가 서로에게 가깝고 싶어도, 내가 너일수는 없고 네가 나일수 없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듯이.
헌데, 가끔 너는 그 사실을 잊는 것 같다. 내 삶이 그저 남들만큼 무탈하지 못한 것은 나도 알고 있다. 때문에 내가 드문드문 앙탈을 부린다. 하지만 나는 어쩌다 한두번의 일탈이 필요한거지, 네 생각처럼 이 삶의 궤도에서 완전히 이탈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너는 가끔 내가 되어서, 나와의 거리를 잊는다. 나를 고치고 싶어하는 것은 알고 있으나, 나를 내멋대로 하고 싶어하는 것은, 사실 나 하나만으로도, 이미 너무 충분하다.
Ernst Ludwig Kirchner, Two Heads Looking at Each Other, 1930, Woodcut, 36.6 x 49.2 cm, Kirchner Museum, Davos, Switzer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