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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올다이,
2025년 08월 29일 오전 12:08

원래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다는데, 내 속에 나는 몇 명이나 있을까. 올해로 마흔이 되었으니, 내 속에 열명쯤은 넘게 살고 있지 않을까. 개중에 단 한명이라도 쓸만한 사람이 있을까. 내 안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 중에 한 명쯤은 지금 당장 죽어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아주 옛날부터 알고 있었지. 좋은 사람인 척 살아간다는 것도 알았고, 사실 나는 뼛속까지 뒤틀린 인간이다. 스스로 내 바닥을 깨닫기 위해서, 어디까지 마음이 깊어져야 할까. 요즈음 내 깊은 마음이 네게 상처가 되는 것만 같다. 바닥인 나를 구원하는건 너뿐임을 알면서도, 나는 너를 또다시 상처입힌다.
뭔가를 쓰고 싶은데, 남겨짐으로 내게도 네게도 상처가 남을 것만 같다. 남겨짐으로 상처가 남는다. 며칠 째 입맛이 없다.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다면 좋겠다. 내 안에서 굶어죽기를 바라는 내가 있다. 아니 그냥, 전부 다 죽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 마저도,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아서 불가능할 것만 같아.
Vincent van Gogh, Dying Slave and Figures at a Table, 1887, pencil, pen and ink, chalk, on paper, 34.8 x 25.8 cm, Van Gogh Museum, Amsterdam, Netherla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