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이 무섭도록 간다. 눈을 뜨지 않아도 어김없이 동쪽에서 아침이 밝아오며, 저녁 무렵에는 틀림없이 해거름의 순간이 온다. 나날이 햇빛이 기울어져 갈 때마다, 마음이 조금씩 기울어가더니, 이제는 기우뚱 하고 한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나는 이미 오래 전에 평형을 잃었다. 마음이 다 기울었다. 마음이 차다. 그러나 갈 데가 없다.

요즈음 나는 아무렇게나 잠에 들어서, 닥치는 대로 꿈을 꾸고, 손에 잡히는 대로 꿈을 움켜쥔 채로 깨어난다. 꿈 속의 너른 들판에서, 한 웅큼 쥐어진 꿈에는 나도, 너도, 그도, 그녀도, 당신도 있었다. 그러나 그 언제부턴가 어느 날에는 네가 내 손아귀에서 부서진 채로 발견되었고, 또 어느 날에는 내가 다 부서진 채로 발견되었다. 내 꿈 속에 당신들 모두가, 파도처럼 밀려와서, 또 파도처럼 부서졌다. 그래서 나는 어느 날 부터인가, 매일 주먹을 꼭 움켜쥐고 잠이 든다. 나는 이제 누구도 잡고 싶지 않은데, 누구도 이 마음을 잡아주지 않길 바라는데, 매일 밤 누군가 내게 잡힌다. 그러나 몇 번을 잡고 또 잡아도, 이 술래잡기가 끝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