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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감사합니다.
2011년 12월 27일 오전 03:12

내가 한낱 어떤 것이라고 여겨지는 건, 언젠가 빠져들었던 자기연민과 혐오로 남은 흉터라고 생각해도 너무 마음이 아픈데, 내가 어느샌가 진짜로 누군가에게 한낱 그 어떤 것이 되어버린 것만 같다. 누군가에게 내가 아무것도 아니거나, 내가 아예 없었던 일 같은 것, 그리고 결국엔 그렇게 되어버린 것만 같은 날들이, 이렇게 자꾸만 계속되었다.
그래서 나 역시도, 누군가를 아무것도 아니라 여겼다. 내 보호본능이란 겨우 고작 그런 것이었다. 결국에는 서로가 아무것도 아니라 여겼기에, 그 누구도 서로에게 대단치도 못했을 뿐이다. 그러니 고작해도 다를 것이 없다. 기껏해도 서로에겐 대단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 다만, 그뿐이다.
이병용, 두 개의 의자, 연도미상(1948-2001), 종이에 연필, 56 x 76 cm, 유족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