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서울은 2도였다. 초겨울코트를 처음으로 꺼내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더니, 아주 작은 무엇인가가 손에 잡혔다. 작년 겨울,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머리에 꽂았던 하얀 리본이 달린 실핀 한개, 그걸 보는 순간, 아침부터 가슴이 얇게 저며지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 아침, 서울은 1도였다. 출근길에 귀에 꽂은 mp3에서 가장 처음 들리던 노래, 이승철의 말리꽃, 나는 태어나 이승철이라는 가수를 그토록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은 우리 큰오빠밖에 없을거라 생각했었다. 오빠가 운전하는 차에 올라타면, 언제나 여기는 이승철의 뜨거운 콘서트 현장이었다. 그리고 오빠는 그 자동차 안에서 뜨겁게 세상을 떠났다.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들이 내게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일까. 언젠가 같은 집에서 맞대고 살았던 사람들이,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 아니 나는 아직도 믿지 못한다. 나는 어딘가에서 굳이 연락을 하지 않더라도 잘 있으리라 믿으며, 여전히 그런채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