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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방습제를 넣어줘.
2012년 07월 18일 오후 04:07

어떤 태풍이 여기에 오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얼마나 많은 비가 쏟아질지는 모르겠다. 유달리 여름비는 와도 오지 않아도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을 켕기게 한다. 가물어도 문제고, 장마가 져도 문제인 것이다. 작년이 수림(愁霖)이었다면, 올해는 어쩐지 마른장마인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바람이 좀 많이 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나쁜 생각일까. 세찬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마음이 태풍에 휩쓸려 멀리 떠내려가게.
어떤 조짐들이 자꾸 생긴다. 마음에 자꾸 얕은 비가 내렸다가, 해가 말갛게 떴다가, 구름이 앞을 캄캄하게 하다가, 세찬 비가 내렸다가, 예쁜 무지개가 뜨곤 한다. 마음이 삼단변신 로봇도 아닌데, 제멋대로 변하고 변하는 감정의 일기를 알 수가 없어서 조금 힘들다. 누군가 일기예보를 좀 해준다면 좋겠다.
내일 나는 맑음이라고. 내일은 마음에 폭우가 쏟아질 예정이니 준비를 해둬야 한다고. 오늘은 꼭 우산을 챙겨야 한다고.
Rene Magritte, Threatening Weather, 1929, Oil on canvas, 54 x 73 cm, Scottish National Gallery of Modern Art, Edinburgh, United Kingd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