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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한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다 지나갔다. 가만히 지난 달을 떠올리면, 나는 그 무엇 앞에서 자주 울었었던 기억들이 남아있다. 장마가 오기 전부터 이토록 물기 많은 기억들에 발을 담그고, 첨벙첨벙 발장구를 쳤다. 피부에 서느렇게 닿아오는 기억들, 나는 그때마다 참방참방 헤엄쳐 더 멀리 도망가고 싶었다. 나는 사람에게서 도망치는 법을 조금 더 빨리 배웠어야만 했다고, 그제서야 생각했다. 위기에 처한 도마뱀이란 제 꼬리를 자른다. 내 꼬리는 그렇게 잘렸다.
여름은 무르익기 시작하고, 학기가 끝나가고 있어서 그런지, 학교에 오면 언제나 전체적으로 조금 분주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한학기가 끝나는 것이 다행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어떤식으로든 안정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불안정한 마음 역시, 내 마음 한켠에 숨어있는 것을 안다. 부러 투명망토를 기억에 둘렀다. 다만 보이지 않는 것 처럼 보일 뿐, 거기 있을 것이다. 그 불안정하고 불온전한 기억들이 모두. 그 불안정하고 불온전한 나도 항상 거기에 숨어 지낼 것임을 안다.
나는 요즈음 이따금씩 자주, 네가 한 말을 떠올릴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나는 마음이 주욱 아릿해진다. "내가 진짜 무서운 건, 걔가 아니라 니가 미칠까봐서야."
사실, 내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것도, 전부 다 그 말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때 내 상태가 지속된다면, 나는 내가 완전히 망가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내가 조금씩 부서져가는 걸 알면서도 나는 내가 부서지려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나는 네 앞에서 자꾸 바스라졌다.
나는 애초에 너무 불완전한 사람이었기에, 네게 완전한 사람일 수 없었을 뿐이다. 너는 내게 가족이나 줄 법한 완전한 사랑을 원했고, 나는 네가 가족이 아니었고, 사랑이 아니었기에 그것을 줄 수 없었을 뿐이다. 네 손목에 남은 상흔들이, 내 탓이 아니라 생각하기까지는 앞으로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네가 스스로 네 몸에 상처를 내는 것이,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이 결코 될 수 없음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까마득했던 시간이 지났다. 지독한 오월이 가고, 유월이 왔다. 이번 유월에는, 좀 더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제는 정말 행복해지고 싶다고, 문득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