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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도통, 삶에 틈이 없다. 빈틈도, 쉴틈도 지금 내게는 보이지 않는데, 9월의 내 하루하루가 자꾸 어디론가 새어나가는 기분이 든다. 하루가 무섭도록 빠르게 지나간다. 내 삶에는 분명, 내가 모르는 틈이 있어서, 그 틈 사이로 내가 줄줄 새어나가는 기분이다. 9월은 시작부터 어디에 부딪혀, 금이라도 갔을까. 9월이 샌다.
개강 첫날부터 나는, 학교 사방팔방으로 끌려다니고 있는데, 사무실 내 자리에 앉아있는 시간보다, 어느 건물 위를 성난 황소처럼 뛰어다닐 때가 많다. 날 오라하는 곳이 이리도 많았던가. 하루에도 수백개의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태산이 높다. 정말로 일이 태산이다.
개강 하루만에 입술이 다 터져서, 다음 날에는 이른 아침부터 붉은 피를 봤다. 세상의 모든 일을 나 혼자만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정말 유난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매일이 이렇게 유난스럽게 지나간다.
거기에 더해져, 몇년 전에 정해놓은 수면의 상한선이 꼬박꼬박 지켜지고 있는데, 잠이 너무 부족해선지 머리가 너무 자주 아프다. 새벽 한시가 되어서야 잠들었던 것 같은데, 깨어보니 네시 반이었다. 발버둥치다가 결국엔 일어나 이렇게 앉았다. 어느새 밖은 날이 밝고 있다. 출근 시간이 다시 가까워져 온다.
이토록 지나친 삶에는, 그 어떤 틈이 없지만, 내게는 마음에 빈틈이 언제나 너무 많았다. 나는 허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헌데, 요즘들어 마음에 생긴 틈이, 조금씩 메꿔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내가 여기, 우물처럼 메워진다. 차라리 전부 메워져서, 쓰지 않고 버려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