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평일로 옮긴지도 벌써 한 달은 더 되었다. 주말보다는 손님이 훨씬 적고, 일하는 시간이 짧은 것도 좋지만, 나쁜 점이 있다면, 어쨌거나 직장인 학교에서 퇴근 한 후에 다시 알바에 출근해야 한다는 슬픔이 매일매일 몰려온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오픈하는 동생이 먼저 퇴근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두시간씩은 언제나 혼자 남아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여기는 아주 많이 높은데에 있고, 입구쪽을 제외한 삼면이 큰 유리창으로 되어있다. 게다가 아주 많이 어둡다. 불빛이라고는 테이블마다 놓여진 촛불 뿐인데, 그 덕분에 이따금씩 나는 19세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사람들은 가끔 여기서 영화를 찍는다. 기왕이면 멜로를 바랐지만, 이럴바에야 나는 차라리 공포영화가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눈을 뜨고는 볼 수가 없어서 가끔 눈을 가린다. 손님들은 하나같이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알바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일매일 사람이 높은 곳에서 눈앞에 일렁이는 촛불과, 반짝이는 조명과 간판들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은, 그다지 건강에 좋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분위기를 잘 탄다. 그래. 내가 기분파보다는 분위기파에 가깝다. 왜 이렇게 약할까. 악한 것이 모자른 것도 아닌데. 생긴대로 살면, 편할 것 같은데, 어째선지 정말, 생긴대로 사는 것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