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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렇게 모르는게 많을까. 무엇보다도 나는 아직도, 나에 대해 너무도 잘 모르는 것만 같다. 이건 정말 거짓이 아니라, 나는 정말 오래도록 내가 그다지 우울하게 일기를 쓰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지는 지난해 10월로 꼭 십년이 되었건만, 다만 나는 내가 만들어낸 글자들의 조합이, 이따금씩 외로워보인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헌데 살다보니, 주변 사람들은 아무런 서슴없이 네 일기는 너무 우울하다고 꼭 집어 말해줄 때가 있었다. 콕콕콕콕 나를 꼭 집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또 무척 친하다 생각했던 사람 몇몇조차, 내게 망설이다 이야기 했을 때,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들로 만들어낸 이 일기들이 꽤 우울하다는 것을, 또 내가 적잖이 우울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딱히 고치려고 하지는 않았다. 이미 오래도록 쓰는 것이 굳어진 일기의 문투가, 적어도 누군가를 해하지는 않았으며, 또 나를 해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적어도 내게, 나쁘지 않았다. 아니, 나는 그냥 내가 좋았다. 그래서 나는 이토록 나에 대해 의심하지 못했을까. 그래서 나는 내 말투가 이상하다는 것도, 또 내 말투가 누군가에게 너무도 쉽게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도 잘 몰랐다. 이 나이 먹도록,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적은 일기들이 너무 우울하다 말함과 동시에, 눈앞의 앉아있는 나와 글자 속에서의 나 사이에서 거리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때문에 나는, 내가 문장속에서만 이렇다 뿐이지, 실제로는 되게 밝은 사람인 줄 알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정말 그랬다. 나는 내가 적당히 밝으며, 적당히 어둡다 착각한 것이다. 나와 나 사이의 거리가 느껴진다는 말에, 그 어떤 함정이 숨어있음을 알지 못했다. 나는 내가 실제로도 그토록 불안해 보인다는 사실을 몰랐다.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자꾸 나를 걱정하는 이유도 잘 알지 못했다. 요 몇일간, 나는 타인에게 내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다시 저번처럼 나를 이런 방식으로 인정해야 할 것임을 안다.
나는, 한번도 물가에 내놓은 아이였던 적이 없기에, 그 불안함을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너무 불안해하지들 말아요. 이래뵈도 다 컸어. 스물일곱이야. 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