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이상 폭우가 쏟아져도, 그 털끝 하나조차 적시지 못하는 기억이라는게 있고, 잠시 잠깐 내리다 말 가랑비에도 푹 젖어버릴 기억이라는게 있다. 이미 바싹 마른 기억은 변색되기 쉽고, 쉽게 젖은 기억은 찢어지기 쉽다. 나는 그게 가끔 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