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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화.
2012년 05월 03일 오후 03:05

몇 달을 내리, 내게 너무 많은 감정소모가 있었다. 나는 조금씩 유리가 되어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투명하고 단단해졌지만, 그만큼 깨지기가 너무 쉬웠다. 아차 싶기도 전에 마음에 금이 갔다. 누군가 깨어지는 것이 죽도록 무서웠기에, 나는 내가 금이 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언젠가부터는 차라리 내가 깨져버린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금이 간 곳을 붙여보려 했으나,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차라리 완전히 깨어졌더라면, 붙이기가 조금 수월했을까. 금간 데를 붙이려는 노력에는, 왠지 모를 어폐가 있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이미 내게는 너무 많은 금이 갔다. 이 상태로의 나는 아무것도 지탱할 수가 없을 것이다. 나는 단 한 번도 유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무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어쨌거나, 나를 깨뜨릴 수는 없는 일이니까.
Paul Klee, Crystal, 1921, Watercolor, 24.5 x 31.5 cm, Kunstmuseum Basel, Basel, Switzer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