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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04일 오후 08:10

그 옛날의 노랫말처럼 나는 문제없어. 라고 말해보고 싶지만, 나는 문제가 있다. 요즘들어 자꾸만, 타인과 관계를 맺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렇다. 낯선 사람이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은 전처럼 어렵지 않으나, 아는 사람이 친한 사람으로 로딩되는 과정에서 자꾸만 블루스크린이 뜬다. 나는 내안에 파란화면이 뜰 때마다 나 역시도 새파랗게 질린다. 그야말로 꼬리를 딱 잘라서, 도망치고 싶어진다. 어렸던 날에는 누군가 나를 떠날까봐 전전긍긍했었다. 다 커버린 지금, 누군가 내게 가까워지려하는 것에 끙끙 앓는다. 베여보니 알겠다. 무딘 얼굴을 한 타인이 사실은 얼마든지 날카로운 것일 수 있다는걸, 그 몰라도 좋았을 것을 터득했다.
Mark Rothko, Untitled (Blue Divided by Blue), 1966, Acrylic on paper, 85 x 65 cm, Private Col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