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내가 아무리 면밀하게 보려고 해도, 그것들은 나보다 더 주도면밀하게 냉큼 사라져 버린다. 그런 것들은 어쩌다 혹은 우연히, 이게 왜 여기 있을까. 싶을 때에 이렇게 갑자기 나타나 나를 눈멀게 한다. 오래된 기억이 만개했다. 기억은 지나칠만큼 백화난만하고, 그때의 나는 쓰잘데기없이 천진난만했다. 눈이 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