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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연애가 망가뜨린 것들.
2011년 06월 07일 오후 11:06

사계절이 벌써 한바퀴는 돌고, 그것도 모자라서, 또 다시 새로운 계절이 내곁에 왔지만, 나는 네가, 우리의 시간이 부러진 거기서, 너도 역시 그대로 부러져, 아직도 거기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 네가 길을 잃은 건, 그래. 정말, 나 때문이야. 나는 우리가 바닥으로 떨어뜨린 기억들을 하나씩 주워담으며, 그때 그 기억의 숲을 빠져나왔는데, 내가 그만, 네 것까지 다 주워왔었나봐. 미안해. 이제와 정말 생각해보니, 네가 돌아나와야 할 길까지 내가 몽땅 지나와버려서, 네가 나를 거치지 않고 나올 방법은, 처음부터 전혀 없었던 것 같아.
네가 너무 오래 길을 잃었어. 숨바꼭질이라도 했던 것처럼, 하나부터 열일곱까지- 내가 세었던 그 숫자들은 기억하지만, 나는 이제 잃어버린 그 다음을 원망하지 않아. 그러니. 이제 그만 그 숲에서 나와. 부러진 시간은 거기두자. 그 숲의 나무들이 너무 많이 자랐어. 네가 너무 울창하고 어둡다. 누구도 너를 찾아 들어가지 못하게 하면, 앞으로도 평생, 그 숲에서 헤어나오지 못할꺼야. 너를 찾으러 갈 수가 없는 나는, 그게 너무 무섭다.
한 번의 연애가 끝나는 일이, 이렇게 누군가를 기억의 숲 속의 던져놓고 헤메게 하는 것일 줄은 몰랐어. 알았다면 시작하지 않았을까. 아니. 그냥 전부 다 미안해. 처음부터 끝까지. 또 나는 모르기만 해서.
Vincent Van gogh, Undergrowth with two figures, 1890, Oil on canvas,50 x 100.5 cm, Cincinnati Art Museum, Cincinnati, Ohio, United States of Am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