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날들이다. 9월로 새학기가 시작했기 때문인지, 학교는 유독 소란스럽다. 스무살 이후부터 벌써 몇 번째의 개강을 맞이 했었는지도 이제는 잘 모르겠다. 당신과의 키스도 아닌데 세어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어쨌거나 그냥 나는 꽤 오래도록 학생으로 사는 것만 같다. 내 이십대의 팔할이 지나도록 그 너른 등 뒤에 꼭 숨어 살기 바빴다. 참으로 숨어살기 좋았던 시절, 이제 그 시절도 다 갔다. 나 역시도 마지막 학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 말은 여전히 기분을 이상하게 한다. 마지막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