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동으로 이사한 지도, 어느새 2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나는 몸집 불리기에 급급했던 것인지, 몸집이 커져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다. 매년 내 몸에 불어나는 군살들처럼, 집에도 살이 잔뜩 쪘다. 나는 역마살이 쪘다.

또 다시 이사를 준비하면서, 나는 화분에 심어진 여러해살이 풀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원치 않아도 2년마다 강제 분갈이를 당한다. 내게는 여전히 깊게 뿌리내릴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