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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르르 눈물이 흘러간다. 또르르.
2011년 06월 29일 오전 04:06

모처럼 잠이 오지 않는 밤, 나는 좀처럼 잠에 들지 않는다. 어쩐지 장마가 너무 섣불리 가버리나 싶더니, 밤부터 다시 빗방울이, 봄날의 벚꽃처럼 하늘에 온통 흩날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은 얇은 꽃잎처럼, 투명한 비누방울처럼, 이렇게 멋진 밤하늘을 가볍게 날고, 또 멀리 날아갔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너무 가늘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빗방울이 이렇게 내게 스며들었는지 몰랐다.
그래서 지금 이 늦은 밤에는, 이렇게 깊어진 밤만큼, 또 이토록 깊어진 나만큼, 빗방울도 함께 무거워지고 만 것 같다. 물 먹은 빗방울들이 벌써 몇시간째 바닥으로 바닥으로 굴러 떨어진다. 깊어진 마음이 굴러 떨어진다. 떨어지는 빗방울은 져버린 벚꽃만큼이나 발에 쉽게 밟히고 채여서, 이 마음도 자꾸 여느 발길에 채이는 것만 같다.
언젠가부터 열리지 않는 창문 밖으로, 지금도 빗방울이 수초에 몇백만개씩, 혹은 몇천만개씩 데굴데굴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직까지도 창밖으로 빗방울이 데굴데굴 굴러다녀서, 나는 모처럼 잠을 잘 수가 없다. 정말이지. 좀처럼 비가 그치지 않는 밤이다. 비가 밤을 새워 구른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발을 동동 구르고 싶어진다.
Rene Magritte, Golconde, 1953, Oil on canvas, 80.7 X 100.6 cm, The Menil Collection, Houston, Texas, United States of Am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