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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회사다닐 수 있을까.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 요새 진짜 회사에서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다. 이 회사를 다니던 5년 동안, 솔직히 회계팀 일은 내 적성에도 맞지 않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그만둘 때가 됐단 생각이 들었다.
다들 못 봤으니까 이렇게 모르는 척을 하는거겠지. 라고 생각해도 끊임없는 의문이 남는다. 정말 못봤을까. 그날 내가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눈 앞에 들이밀고 당신의 표정을 살피고 싶다. 혹시 다들 놀란 얼굴로 정말로 못봤다고 한다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은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회사 내 누군가에게 있었던 일을 털어놓으면, 괜찮아질까. 하지만 내 윗선에는 여자가 없고, 남자들은 다 똑같지. 전자결재는 개뿔, 아직까지도 손으로 일일히 품의서를 쓰는 이토록 구식인 회사에, 여자는 임원을 달아주지 않는 구닥다리 회사에, 성인지 감수성을 가진 남자 임원이란 있을리 없다. 그래서 우리 회사가 이 상황에서 누구를 보호할지 너무 뻔하므로, 그래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나날이 내가 너무나도 위태롭다. 정말이지 너무 위 태 롭 다.
아침부터 과자를 주구장창 입에 물었다. 집에서 가져온 칸쵸부터 우리팀 꼬맹이들이 줬던 초코과자에 엑설런트에, 젤리에, 초코우유까지 온종일 밥 대신 단것을 너무 먹어 가만히 있어도 입안에서 단내가 맡아진다. 이제는 너무 달아서 끔찍하게 느껴지는데도, 그 잠깐의 행복을 위해 뭐든 입에 까 넣고, 순간의 행복을 찾으려 하는 내가 정말 너무너무 애쓰는 것 같다.
호르몬 탓을 하자. 몸이 아픈 것도, 이렇게 화가 나는 것도. 그럼 이해할 수 있잖아. 하지만 이 정도 능률이면, 신입을 데려다 놓는게 낫겠어요. 저기, 내가 그만두는게 낫지 않나요. 모든게 엉망이에요. 그래도 내가 있었으면 하나요. 사실은 나는 모든 것을 끝내고 싶어요. 나는 정말 엉망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