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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의 위로가 필요한건 아니야.
2021년 05월 18일 오후 06:05
일기를 다시 쓰고 싶긴 했지만, 사실 매일 일기를 쓰려던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매일 꼬박꼬박 일기를 쓰고 있노라니 나 글 진짜 못쓰는구나 싶다. 점점 내 밑천이 드러나는 기분이다. 아니 나한테 글쓰는 밑천이라는게 존재하기는 했었나. 애초부터 없는 밑천이 다 떨어져간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마음들을 말하지 않고, 숨기고 있었나. 나는 내 안에 가둬놓은 말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쓸 말이 없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쓱쓱 써내려가는 기분이다. 어쨌거나, 다행인건 아직까지는 억지로 쓰고 있지는 않은데, 다음날 다시 보면, 써놓은 일기들이 왜 이렇게 못났나. 싶은거지. 무슨 자신감인가 나는, 매일 일기를 쓰는 것은.
다행일까, 오늘은 화요일임에도 기분이 괜찮았다.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은 사람에게 얼만큼의 위로나 위안이 되는 것일까. 왜 복두장이가 대나무 밭에가서 임금님 귀가 당나귀귀라고 외쳤는지 알 것만 같다. 무작정 털어놓는 다는 것, 그게 때로는 답지 않은 위로가 된다.
Edward Hopper, Interior (Model reading), 1925, aquarelle et crayon sur papier ivoire, 35.3x50.6 cm, Art Institute of Chicago, United States of Am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