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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왕복 두시간이 넘는 출퇴근을 너와 매일 하고 있다. 직장 어린이집은 아니지만,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회사에서 고작 100여미터,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우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사정 상 다니는 중에 더 멀리 이사를 해야만 했고, 적응할 때까지 너무 힘들어 몸과 마음이 바싹 말랐었다. 매일 너를 침대에 뉘이고 나면 쓰러지고 쓰러지던 날들, 이사 온 새집은 나처럼 황폐해졌다.
참다 못해 집 근처 어린이집을 상담 받았다. 하지만 내가 퇴근 후 6시 반이 되어서야 너를 데려간다면, 너는 매일 오후에 거의 혼자 어린이집에 남아있을 거라고 했다. 매일 친구들은 모두 집에 가고, 나를 혼자 기다리는 아이를 보는 일이 괴로울까. 매일 긴 시간 함께 차를 타는 일이 더 괴로울까.의 선택에서 나는 매일 너와 차를 타는 선택을 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선택은 없었다. 돌아보면 그게 너를 위한 선택이었는지 나를 위한 선택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과 다른 방법을 택했다면, 오늘보다는 덜 힘들었을까. 마음이 저릿하다.
하루 근무시간 8시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아이를 키운다는 건, 사실 불가능 한 일이었다. 내게는 미안해하며 나를 대신 갈아넣을 부모가 없었고, 도우미를 쓸 수도 없었다. 이사를 해야만 했던 것도, 내가 벌인 일에 대한 결과였으므로 사실 할 말은 없었다. 입이 열개여도 모자랄 판에, 입이 한개인 나는 그래서 소리내지 못하고 매일같이 내가 갈려나갔다. 출퇴근길 경부고속도로의 아스팔트 바닥에 갈려진 나는, 어쩌면 지금쯤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있을 것이다.
네살 아이에게 적절한 수면시간은 어느정도일까. "엄마 너무 피곤해. 엄마 너무 피곤해요. 침대에서 더 코 자고 싶어요." 라는 말은 취학 후에나 듣게 되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 말을 아이가 30개월도 되기 전부터 듣게 될 줄은 몰랐지. 처음 아이가 피곤하다며 울었을 때, 그 말을 들은 나는 그냥 모든 것을 놓고 싶어졌다. 또 오늘 아침처럼 아이가 유독 힘들어 하는 날에는, 마음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다. 네가 울면 나도 따라 울고 싶어진다.
요즘 아이는 아이답게 왜?로 점철된 삶을 살기 시작했다. 오늘 너는 회사 앞 우거진 나무에서 매미가 크게 울자, "엄마 매미가 왜 울어요? "라고 물었다. 나는 매미가 왜 우는지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냥 회사 앞에서 그 매미보다 더 크게 울고 싶기만 했다. 하지만 아이 앞에서 매미처럼 울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암컷 매미는 울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매미처럼 십여년을 땅 속에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우리는 땅 속에 있는걸까. 암컷 매미는 울지 못하고 산란하며, 수컷 매미는 울기 위해 자신을 텅 비웠다고 했다. 애미가 되어버린, 나는 울지 못한다. 내가 매미 허물 같아서 유난히 시린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