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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즈음, 이렇게 꼬박꼬박 연락해주는 네가, 너무나도 낯설다. 너는 처음부터 어디에 가면 간다 오면 온다고 하는 것들을, 내게 시시콜콜 말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네가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내가 가까스로 인정하기 전까지, 나는 그게 너무나도 답답했었다. 나는 연락에 있어서는 정도껏 민감한 사람이라서, 전화나 문자에 이유없이 오래도록 씹히면 그동안 마음이 꼭 껌처럼 잘근잘근 씹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건 마음이 너무 작아서 그런거라지만, 그리고 사실 그게 꼭 나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무슨일이 생긴게 아닐까 궁금한건 나쁜게 아니니까.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그 어떤 마음들 중에서, 좋아하는 마음만큼은 나쁜게 될 수 없듯이.
헌데 너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우리가 몇시에 만나자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 시간이 정해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늘 언제나 이따가 보자. 혹은 저녁에 보자. 라고 말할 뿐이었다. 그렇게 약속을 하고도, 나는 몇 시간째 네 행방을 알길 없을 때가 많았다. 내가 전장에 보낸 남편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그럴때마다 내가 원 복장이 터져서. 근데 그걸 일년이 넘도록 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견디고 견디고 견뎌낸 지금, 오늘로서 꼭 한달이 남은 지금에서야.
너는 이쪽으로 오는 버스를 기다린다고, 버스에 탔다고, 그리고 이제 내린다고, 그리고 지금은 또 어디에 왔다고, 지금은 뭘하고 있어서 정신이 없으니 끝나고 연락하겠다고. 요즘따라 유독 잦아진 그 시시콜콜한 보고들이 낯설다. 그게 빈말이었던 것이 아니라 정말로 뭔가를 끝내고 연락하는 네가 너무 낯설다. 네가 매일매일 조금씩 더 낯설어진다. 네 소식을 담은 그 작은 진동이 지잉 울리면, 나도 괜히 지잉지잉 울고 싶어진다. 그걸 너만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