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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고 말하지마.
2011년 07월 11일 오전 02:07

그래도 나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보고, 귀에 들리는 것만을 듣고 살면서, 지금 내 눈에 맺히는 너를 믿고 싶다. 그런데 그렇게 믿으며 살기에는, 이미 내 속에는 의심이나 조바심 따위가 넘쳐나서, 그렇게 살 수 없게 되버린 것만 같다. 그래. 누군가를 온전히 다 뼈아프게 믿기에는, 이미 나는 너무 영악하다.
이상하다. 나는 언제나, 타인의 그 뒤로 가려져 보이지 않는 것까지, 혹은 일부러 숨겨둔 것이라 내가 보지 말아야 할 것까지, 결국엔 이렇게 보게된다. 그것들을 모르는 척 하는데에는 진작에 도가 텄다고 하더라도, 눈에 뭐가 자꾸 밟힌다. 네가 자꾸 맺힌다.
재차 확인해도, 끝이 없을 불안이, 정말이지 그 끝을 모를 불안들이, 나를 자꾸 찾아온다. 별일 없으리라는 걸 알아도, 그냥 내가 정말 별꼴이다. 요즈음 꿈에는, 하루가 아니라 한시간을 멀다하고 네가 나오는데, 내가 꾸는 꿈 그 모두에서 하루에도 대여섯번씩, 네가 내 꿈에서, 또 내게서, 아주 멀리 도망치는 꿈만을 꾸고 있다. 하룻밤 사이에도 대여섯번씩 너를 보내고, 잠에서 깬다. 밤이 너무 깊다. 소리내지마. 멀어지잖아.
Henri de Toulouse-Lautrec, Alone, 1896, Oil on board, 31 x 40 cm, Musée d'Orsay, Paris,F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