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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오는 시간
2011년 07월 19일 오전 02:07

도통, 마음에는 내가 설 자리가 없어서 그래서 자꾸 내가, 어디론가 떠밀려 나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부터, 네 삶에서 내가, 조금씩 밀려나간다. 내가 너를 밀어내기도 전에, 또 네가 먼저, 나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나는 마음이 고꾸라진다. 벌써 다 까지고 멍이 들었다.
헌데, 내가 네 삶에서 그렇게 밀려나가는데도, 내게는 여전히 네가 밀려들어온다. 그래. 또다시 그것뿐이다. 네가 매일매일 내 속의 끝까지 물밀듯이 밀려들어와서는, 다시 나가지 않고 내 속 끝에가서 박힌다. 내 속 끝까지, 네가 있다.
나는 정말로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좋을지 모르겠다. 사실, 이런 마음은, 내 속이 아니라면 이 세상 어디에도 둘 곳이 없다. 지구는 둥글고 세상도 넓으며, 곁에 사람도 많지만, 그런 나를 받아줄 공간도, 받아줄 사람도 없는 것만 같을 때가 있다. 딱 요즘이 그렇다. 나는, 내가 아무데서도, 누구에게도 머무를 수 없는 사람인 것만 같다. 덕분에 매일매일 갈 곳 없는 일기들만이 이렇게 늘어난다. 요즘에 내가 숨을 곳도, 털어놓을 곳도 여기뿐이다. 즐거운 곳에서 날 오라하여도, 내 쉴곳은 작은집, 여기뿐이다.
Gustav Klimt, Moving Water, 1898, Oil on canvas, 52 x 65 cm, private collection at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