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의 나는, 겉과 속이 모두 수다스러운 사람이다.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그러나 요즈음 나는, 수다쟁이를 넘어서서 쓸데없이 너불대는 떠버리가 된 것만 같다. 변화가 있다면, 겉은 잠잠한데, 내 속이 너무 수다스러워졌다는 것이다. 내 속이 수다스럽다. 아니, 내 속이 너무 소란스럽다.

이전에도 내안에는 너무 많은 말들이 있었다. 최근의 일기들을 몇개 다시 읽어보니, 요즘에 나는, 내 속에서 태어나는 말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다 꺼내서 여기에다 쑤셔넣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괜히, 미주알고주알 제 속을 캐내고 돌아다닌다. 버려야할 많은 말들이, 버림받은 마음들이 여기에 다 버려졌다. 쓰지 못하거나 쓸 수 없는 것들은 그냥 버려야 한다고, 그건 유치원때부터 배웠다. 헌데, 쓰고 버릴 것들이, 아직도 내게 남은 것 같다. 내가 쓰고, 또, 버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