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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의 그늘.
2011년 08월 25일 오전 03:08

누군가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누군가에게 서운치 않게 살아가기란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한때 나는, '서운하지 않게, 사랑하기.'가 목표였던 때가 있었다는 것도 떠올렸다. 집에와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저 문장을 찾아낼 수 있었는데, 당시에 나는 여기저기 저 문장을 걸어두며 부러 눈에 많이 채이게 했지만, 그렇게 말하는 나 역시도, 상대방을 아주 많이 서운하게 하며 사랑했던 것 같다. 그땐 정말, 서운함이 많은 사랑이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자꾸, 누군가는 내게 마음이 토라진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내게 서운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연락의 빈도로만 마음의 거리가 측정될 수 있는 관계에서는,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세상에 단 한사람만을 서운하지 않게 사랑하기도 어렵고, 여러 사람들을 서운하지 않게 살아가기도 너무 어려운 일이다. 요즈음 나는, 사랑하지 않으니 됐고, 너무 많은 우리가, 안부 문자 하나로 서로 서운하게 살아간다.
Edvard Munch, The Voice / Summer night, 1896, Oil on unprimed canvas, 90 x 119.5 cm, The Munch Museum, Oslo, Nor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