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누군가에게 서운치 않게 살아가기란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한때 나는, '서운하지 않게, 사랑하기.'가 목표였던 때가 있었다는 것도 떠올렸다. 집에와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저 문장을 찾아낼 수 있었는데, 당시에 나는 여기저기 저 문장을 걸어두며 부러 눈에 많이 채이게 했지만, 그렇게 말하는 나 역시도, 상대방을 아주 많이 서운하게 하며 사랑했던 것 같다. 그땐 정말, 서운함이 많은 사랑이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자꾸, 누군가는 내게 마음이 토라진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내게 서운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연락의 빈도로만 마음의 거리가 측정될 수 있는 관계에서는,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세상에 단 한사람만을 서운하지 않게 사랑하기도 어렵고, 여러 사람들을 서운하지 않게 살아가기도 너무 어려운 일이다. 요즈음 나는, 사랑하지 않으니 됐고, 너무 많은 우리가, 안부 문자 하나로 서로 서운하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