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Mon | Tue | Wed | Thu | Fri | Sat | Sun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잠좀자장자장.
2011년 09월 18일 오전 04:09

요즈음 날마다 잠이 얕다. 아니. 밤에 잘자다가도 서너번씩은 꼭 잠에서 깨어 그 어둠에 갇힌다. 내가 자꾸 꿈에 갇힌다. 한두시간에 한번씩 나는, 이미 산산조각난 꿈의 끝을 본다.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내가 몇시에 잠들었건 간에, 새벽 네시에서 네시 반 사이에는 어떻게든 꼭 깨고 마는데, 이게 거의 열흘이상 지속되다 보니, 정말로 누군가 나를 그 시간마다 흔들어 깨우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 이르렀다. 요즘 내가 뭐에 홀린 것 같다. 마음이 홀린다. 시간도 홀린 듯이 가버린다. 그리고 결국엔 이 마음도 홀라당 타버릴까.
어제는 새벽 두시 반 쯔음에 잠들었고, 또 새벽 네시가 조금 넘어서 잠에서 깨었는데, 오늘은 새벽 네시 반이 훨씬 넘어가도록 단 십분도 못자고 이러고 있다. 그리고 사실 어제의 스물네시간을 다 합쳐도 겨우 세시간도 채 자지 못했다. 그런데도 잠이 안온다. 얼마 전에 받았던 분홍색 알약이 손닿는 곳에 있어서, 자꾸 눈엣가시처럼 밟히는데, 그리로 향하는 내 시선을, 손이가요 손이가는 내 두 손을 몇번이고 거두었다.
이렇게 마음이 오도가도 못한채로, 방 안에 혼자 갇힐 때면, 나는 어느 품에 안겨서, 아무런 생각없이 잠들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는 걸 보면, 나도 결국엔 사람인 것 같다. 나는 가끔씩 내가 사람 같은데, 오늘이 정말 그렇다. 그래. 오늘의 나는 사람이다. 그래서 오늘, 사람이 필요하다.
Edvard Munch, The Girl by the Window, 1893, Oil on canvas, 96.5 x 65.4 cm,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Searle Family Trust and Goldabelle McComb Finn endowments; Charles H. and Mary F. S. Worcester Col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