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따라 생긴 내 그림자를 떼어놓고 싶다. 나를 밝히는 세상의 빛이라 믿었던 것들이, 세상의 빚으로 변한지도 꽤 오래되었다. 빛이 없는 곳에선 잘 보이지도 않을 내 그림자는, 또 얼마나 어둡고 짙은 색을 하고 있을까. 그걸 생각하면 나는 자꾸 무서워진다. 나날이 내 그림자가 짙어진다. 날이 어두워 보이지는 않지만, 나는 내가 짙어지고 또 거대해지고 있음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