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잠을 설쳤다. 어떤 꿈을 꿨고, 꿈속에서 나는 어떤 문장들을 생각했는데, 잠에 깨고 보니 그게 뭐였는지 떠오르지 않아서 아침 출근길 내내 메모 앱을 뒤적거렸다. 꿈속에서 내가 생각했던 문장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러다 발견하게 되는, 7년 전 어떤 날의 기록에 머리를 뎅-하고 맞는 기분이 들었다. 일기로 남은 문장인지, 이렇게 몇 줄로 끝나버린 메모의 일부였는지조차 모르겠지만, 어떤 우연이나 운명을 가장하려고 해도, 이렇게까지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과거에는 이런 문장이 새겨져있다.

이렇게 시간이, 또 상황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완전하게도, 또 그렇지 못한 채로도 내팽개쳐 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달아나고 싶다. 버릴 수만 있다면.

7년 전, 내 모든 것이 전부 나빴다. 시간도, 상황도, 사람도, 사랑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나는 기어이 달아났고, 누군가를 버렸다. 불완전한 관계를 놓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때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는 이제 와 기억나지 않는다. 버려진 네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 내가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지어놓았던 업이, 7년이 지나서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모두, 내 잘못이다. 앞으로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버린 네 마음도 아프지 않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