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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지는 이유가 집안이 불행해서라면 너무하잖아.
2021년 05월 22일 오후 11:05
언니 생일이라, 엄마네 다녀왔다. 나이가 들수록 딸은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고 하던데, 나는 왜 나이가 들어도 엄마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운걸까. 조금 더 나이를 먹으면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아니 나는 사실, 앞으로도 엄마를 이해할 자신은 없는 것 같다.
나는 어린 시절의 결핍은 한 인간의 생을 좌지우지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내가 그 산증인이니까. 굳이 멀리서 찾지 않아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때의 결핍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독이라, 그게 내게 독이 된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무슨 짓을 해도, 절대로 마음은 채워지지 않고, 나는 자주 마음에 독이 퍼진다. 마음에 병이 든다.
나는 유독, 유난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게 얼만큼이냐면, 초등학교 6학년 담임 선생님은 “10년후에 만납시다”와 같은 걸 계획하셨는데, 10년 후에 반 친구들과 다같이 만났을 때, 선생님이 나를 보고 처음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민아야, 이제 집은 괜찮니?” 사실, 나는 그 말이 아직도 상처로 남아있다.
어딘가에서 문득 그런 글을 봤었다. ‘집안이 불행한 사람은 사랑에 빨리 빠져요. 집이 개판이면 너무 힘들잖아요. 인간은 상대적인 동물이고 차이의 존재라서 조금만 나으면 그쪽으로 가거든요’ 거기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서, 정말 나도 그랬을까. 아니 너도 그랬을까. 누군가는 나를 보고 그런 생각을 했을까. 나는 문득 궁금해진다.
Edvard Munch, Mother and Daughter, 1897, Oil on canvas, National Gallery, Oslo, Nor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