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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먼데이. 왜 자꾸 오는데이.
2021년 05월 24일 오후 03:05
월요일이다. 월요일 아침은 유독 마음이 분주하다. 새벽에 꼭 한두번씩 깨는 습관은 여전했고, 나는 잠에서 깰 때마다 카운트다운이라도 하는 것처럼 남은 시간을 셌다. 월요일이라고 별 다를 것은 없지만, 이상하게 월요일은 항상 초조한 기분이 든다.
네가 회사에 일찍 출근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5시에 알람을 맞추고 일어나 너를 깨우고, 네가 집을 나서는 순간을 배웅했다. 6시 반이 되어서야 울리고 말 내 알람까지는 한시간이 채 안되게 남아있었다. 나는 그 알람이 울리기 직전까지 다시 자려고 했지만 한번 떠나버린 잠은, 그 뒤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불 꺼진 방안, 우리집 침실은 동향이다. 아침 일찍부터 빛이 들어와 창문에 전부 검은색의 뽁뽁이를 붙여 두었더니, 방은 지나치게 어두워서 마치 하나의 검은 상자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잠이 달아나기에는 이 방은 너무 작잖아. 마치 금방이라도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나는 달아난 잠과 한 공간에 나란히 누워 떠난 것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기어이 다음 알람이 울리는 순간이 오고, 나는 눈을 뜨고도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 달아난 잠이 보이지 않았다. 늘어진 몸을 일으켜 문을 열고 검은 상자 밖으로 나왔다. 검은 세계가, 보이지 않는 세계가, 다시 부서지는 기분이 들었다.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단지 잠일수도, 너일수도 있다.
Kazimir Malevich, Black Square, 1915, tempera on canvas, 106 x 106 cm, Tretyakov Gallery, Moscow, Rus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