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니라고 하더니 결국엔 내가 다시 나쁜길로 가고 있다. 지금 나는 먼 미래를 볼 수도 또 생각할 수도 없다. 당장 내 시야에 잡히는 가까운 풍경만을 보고, 단지 그 풍경속에서 하루를 산다. 그리고 요즈음 우리의 풍경에는 자주 꽃이 핀다. 머지않아, 이 풍경이 사라지고, 꽃은 지고 떨어져서, 나는 또 이날의 풍경들로 기년을 살지라도, 나는 당장의 눈앞이 어두워서 미래를 보지 못한다. 세상 모든 것이 다 변해도, 내가 변치 않는다는 걸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삼년전에 네가 떠날 때 했던 말들을, 내가 이제와 또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나는 단지, 사람을 믿었고, 사랑을 믿었다. 전부를 잃어도, 언제나 그뿐이었다. 언제나 내게는, 그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