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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어도 사람은 단 1도 모르겠어.
2016년 12월 28일 오후 06:12

말을 하고 싶다.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먼저 말을 꺼낸 쪽도, 어느 날 갑자기 그 말을 들어야 하는 쪽도, 그 어느 쪽도 달갑지 않은 대화가 있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사람과 사람의 사이가 가까울수록, 오히려 서로의 간격이 가깝기 때문에, 입 속에서 오래도록 우물거리는 말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오래도록 내 속에서 우물거려, 우물처럼 깊어지고 핏줄처럼 질겨진 말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우리의 간격이 이토록 가깝기 때문에 내가 너를 믿고 무작정 기다려주어야 하는지, 아니면 너와 내가 가깝기 때문에, 점점 더 견딜 수 없다고 말을 해야 하는지를. 또 내가 뱉은 말들로 우리의 간격이 벌어지게 된다면, 나는 눈을 뜨고 가만히 지켜볼 수 있을까. 두 눈으로 우리가 멀어지는 것을.
내가 말하지 않은 것들이 내 속에 돌덩이처럼 가득 찬 기분이다. 어떤 말들은 온몸의 혈관을 다 지나다니며 내 속을 다 헤집어놓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 기분은 때때로 아주 많이 무섭다. 얇은 종잇장 같은 말이라도 내가 베이면, 이 말들이 나도 모르게 다 새어나갈 것만 같아서.
내 이런 마음들을 당신이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 당신이 나를 오해하지 않을까.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이런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단 한사람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서, 그래서 아무도 내게 올 수 없다는 것도 잘 안다.
Egon Schiele, Female Nude Lying on Her Stomach, 1917, Black chalk and qouache, 29.8 x 46.1 cm, Graphische Sammlung, Albertina, Vienna, Aust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