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화요일이다. 전날 황사로 미세먼지가 심한 줄도 모르고 밖을 한시간쯤 걸었더니, 새벽에 목이 아파서 깼다. 창 밖에는 또 비가 오고 있었다. 문득 나는 축축한 빗소리에 잠이 깬 건지, 건조한 목소리에 잠이 깬 건지 헷갈렸다.

자리끼를 두는 습관이 언제부터 생겼더라. 어젯밤 떠놓은 물을 마셨지만, 그래도 목이 너무 아팠다. 기도가 마치 얇은 빨대처럼 좁아진 기분이었다. 문득, 오늘이 화요일인걸 깨닫고서 다시 눈을 뜨면 오늘이 수요일이기를 바라는 기도가 하고 싶어졌다. 화요일은 회사에 그 사람이 온다. 나는 아직도 마음이 빨대처럼 좁아져있다.

덕분에, 하루종일 예민했고, 하루종일 애매하게 아팠다. 목이 계속 답답했다. 자꾸만 목 안이 매캐한 기분이 들어서 민트향의 매운 사탕을 여러번 까먹었다. 그래도 목에 가득찬 말들이 내려가지 않았다. 새벽부터 내린 비가 문제인지, 호르몬이 또 발작이라도 하는건지 팔다리까지 너무 아팠다. 신경통인지 성장통인지 모를 애매한 아픔이 온종일 계속된다. 벌써 또 이렇게 한달이 지나간다. 정말이지 매달 이렇게 팔다리가 성장통처럼 아플거라면, 이왕 아플거 키나 자랐으면 좋겠다. 나는 성장통을 너무 오래 겪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