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 내게 "잘 지내."라고 말할 때면, 그 말에 머리채를 홱 사로잡혀서 거센 바람이 부는 벼랑 끄트머리에 나를 던져다 놓은 기분이 든다. 내가 벼랑 끝에서 간신히 버티고 서 있다가 이어서 "안녕"이라는 말이 그 뒤로 이어지면, 그리고 나는 아래로 아래로 떨어진다.

나는 언제나, 마지막이 무섭다. 누군가 내게 마지막 인사를 고하며 끝이 나는 이 관계도 무섭고, 아무런 인사도 없이 무작정 끝이 나려고 하는 여기의 그 어떤 관계도 무섭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가끔 내게, 장난으로 "잘지내. 안녕.'이라고 말할 때면, 나는 상대가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마음이 무너진다. 장난처럼 이렇게 끝이 온다. 장난처럼 벼랑 끝에 섰다가, 벼랑으로 떨어지는 밤이다. 번호는 애초에 다시 저장하지 않았었다. 때문에 지워버릴 번호도 없다. 내게는 단 한번도 그 어떤 마지막도 힘들지 않았던 적이 없다. 개구리가 돌에 맞아 죽었다. 그 의미없는 돌은 누가 던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