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화요일 내리 이틀을 앓았다. 지난주에 바지런히 맞춰 놓은 몸의 리듬이 단박에 흐트러진 기분이 든다. 이번 달에도 나는 지나치도록 아팠고, 진통제를 최대치로 복용하기 위해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거기에 단 것들로 간식까지 알뜰살뜰하게 챙겨 먹었더니 고작 이틀 사이에 몸이 무거워진 기분이 든다. 하지만 원래 아플 땐 진짜 잘 챙겨 먹어야 하는 거잖아. 오늘따라 내가 무겁게 느껴지더라도, 굳이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한다.

기어이 유월이 왔다. 시간 정말 빠르다. 올해도 이제 반년 째에 접어든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나는 2021년이 도대체 어떤 한 해가 되어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서른여섯, 나는 두 달 사이에 내 일부가 없어진 기분이 들었다. 일부를 버린 기분이 든다. 누군가 나를 떼어 간 기분이 자꾸만 든다. 내가 버린 걸까. 네가 가져간 것일까. 버려진 것인지 잃어버린 것인지 모르는 일부의 나는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조각난 내가 어딘가 그 어디쯤에서 계속 부유하고 있을까 봐 자꾸만 겁이 난다.

오월은 정말 마음이 너무너무 힘들어서 빨리 끝나기 만을 바라고 바랐는데, 유월이 되었다고 해서 그 마음이 바로 나아질 리도 없잖아. 사실 오월과 유월, 그 하루 차이로 마음이 새것 같아질 수는 없다는 것도 잘 안다.

새로운 페이지가 시작했으나, 전 달에 눌러쓴 마음들이 볼펜 자국처럼 남아있다. 마음에 눌러 쓴 흔적은 몇 페이지를 더 지나가야 보이지 않을까. 지금 이 마음을 넘길 수 있다면, 단숨에 페이지를 넘기고 싶다. 그 마지막 페이지에 그 어떤 결말은 없어도 괜찮을 것 같다.